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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그리고 확신이 없는 사람

__bo0o_ 2024. 2. 13. 03:02

20대 후반 쯤 접어들고나니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됐다.

 

살다보니 좋은 사람을 찾는 것보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나와 맞는 사람인지, 맞지 않는 사람인지를 봐야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나는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서로가 너무 좋고 잘 맞을 수가 있는거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사람마다 각자의 매력이 있으며 장점과 단점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단점을 포용할 수 있는 범위 역시 다 다르다.

그래서 20대에는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아했지만

나와 성향이 너무 다르고 확신이 없는 사람과 잠시 연애를 했다.

그래, 잘 맞을거라 맞춰나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좋은 사람이라 느껴졌지만

무의식적으로는 계속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지고나서야 그 이유를 깨달았다.

 

나라는 사람은 사실

강해보이고 강한 척을 하는 사람이었지만

 

속은 누구보다도 여린 사람이라서

자주는 아니어도 내가 말하지 않아도 서운한게 있는지 먼저 물어봐주고

 

친구를 만나거나 술을 마시거나하는 행동들을 하기 전에

내가 기분 나빠하지는 않을지 배려해 물어봐주고

사소한 감정 변화도 눈치채주는 그런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좋아했던 것이었다.

 

그 친구가 배려를 안해준 것도 아니었고

내게 정말 잘해줬었지만

 

그 친구가 내게 했었던 배려는 내가 원하는 배려는 아니었다.

배려의 기준은 사람마다 또 다르니까.

 

이렇듯 나와 성향적으로 맞지 않는

너무 반대되는 사람을 만나게되면

이렇듯 서운한 마음이 커지게 되면서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게 된다.

 

그게 나라는 사람과 맞지 않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너무 애쓰고 너무 노력해야 하는 것은 인연이 아니라고 하던데

이제서야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하려고 연애하는 거지

스트레스 받고 싸우려고 연애하는건 아니니까.

 

나에게 했었던 행동들을 돌이켜보면

내 성향을 완전히 이해해주고 맞춰주고 나를 정서적으로 편안히 기대게 해주는 사람은 아니었다.

 

나 역시도 그런 사람은 아니었기에

나라는 사람과는 맞지 않을 것 같다 생각했고

그렇기에 나는 이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확신이 없다고 느낀 것이었다.

 

이렇듯 자신의 감정을 명확하게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결혼 생활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느끼기에 상대방의 장점이자 단점이라 생각되는 것들을

내가 정말로 감당할 수 있는지 자신에게 계속해서 끊임없이 질문해야한다.

주체가 무조건 내가 되어야한다.

 

결혼은 현실이라서

행복한 일들만 있는 건 아니니까

상대방의 단점이 커졌으면 커졌지 줄어들진 않을테니까

 

그래서 결론은 맞춰나가는 것도

어느 정도 가치관과 성향이 비슷해야 서로가 행복한 것 같다고 느꼈다.

연애도, 인간관계도....


그래도 이번 연애로 나라는 사람을 한 번 더 깊게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지만

그 친구한테 상처를 많이 준 것 같아서 미안하다. (정말 많이 싸워서...)

 

그래도 나는 정말 진심이었고 관계에 최선을 다했기에 많이 싸운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가볍게 만날거였고 진심이 아니었다면

귀찮은데 다 맞춰주지 그렇게까지 안싸웠을거다


 

예시로 우리 가족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혼은 안하셨지만 둘이 정말 맞지 않는다.

많은 과정들 끝에(나랑 동생 덕분에) 지금은 투닥대며 서로 잘 사시지만

얼마나 맞지 않겠냐 하겠지만 아무리 봐도 정말 맞지 않는다...^^

 

어머니는 책임감이 정말 강하신 분이지만

생각보다 외로움을 많이 타서

그런 감정들을 따뜻하게 알아봐주고 놀러가자며

센스있게 적극적으로 자신을 이끌어주는 듬직한 사람을 만났어야했고

 

아버지는 겉모습은 듬직해보이지만

전혀 듬직하지 않고 머리를 쓰는 걸 싫어하는 우유부단한 사람이라서

그런 우유부단한 성격을 보완해줄 수 있는

주관이 뚜렷하고 과시나 허세부리는 것을 좋아하고

때로는 애교를 잘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여자와 결혼했어야 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고집이 있고 주관이 엄청 뚜렷한 여자는

보통 자기 주장이 세고 확실하기 때문에

자신과 똑같이 자기 주장이 센 남자는 안만나거나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반대되는 성향이 서로 잘 맞고 보완이 된달까..

 

이미 지나간 일이고 돌이킬 순 없지만

그래야 서로가 행복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냥 그런 아쉬운 생각이 든다.

 

현재의 결론.

1. 내가 먼저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하고

2. 그래서 자신만의 기준으로 좋은 사람을 고르고

3. 마지막은 나라는 사람과 맞는 사람인지, 내가 저 사람의 장단점을 감당할 수 있을지를 본 이후에

4. 확신을 가지고 선택하는 그게 바로 결혼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